잠깐 씻고 자면 될 일인데
딸이 옆 단지 친정에 가서 자는 날에는
너무나도 농땡이가 피고 싶어진다
티비보고
빨래돌리고 널고
땅콩과 꼬북이칩, 달콤한 믹스커피를
먹다 밧데리가 방전 된 자동차처럼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잠들었다 알람소리에 깨었다
주부로서
정리솜씨가 부족해
치워도 치워도 나름 정리하고 정리해도
어수선한 집을 보며 매일 조금씩 안 쓰는 물건을
버리려 한다
저녁먹고
거실정리하고
베란다 치우고
인강들어야지 했다가
아무것도 안하고 잠들었다 일어난 아침이면
아침부터 나의 의지박약함에 기분이 빠지직
안 좋은 상태이다
하지만 거울을 들여다 보며
괜찮아 괜찮아!
나에게 허락된 이 소중한 아침
감사하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시작하자
거울을 들여다 보며 얘기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레이스 ♡
오늘은 2021년 8월 2째주 화요일 아침이다
내생에 21년 8월10일로 처음 맞는 아침이
시작된다
때론 느릿 느릿 가더라도 멈추지 않으면
될 때가 있다
차분히 한걸음 한걸음씩
욕실 세면대에 가서 물을 틀자
깨끗한 물이 콸콸 나와 그 물에 세수와 양치를
했다
수도가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면
아얘 수도시설이 없어 멀리 강가 까지 걸어가
흙탕물을 길어다 먹는 아프리카의 어린소녀를
텔레비젼에서 한번이라도 본 기억이 있다면
내 집 욕실 세면대에서 손잡이 한번만 올려도
흘러 나오는 깨끗한 수돗물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종종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누워서 내내 티비만 보고 싶곤 한다
괜찮아 괜찮아!
다시 새 아침이 열렸어
감사하고 노력하고 기도하고 사랑하고
성장하며 조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시작하자
꾸준하고 성실하게
사랑해 그레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