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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걸음 !

밤에, 잠들기 전에 글을 쓰고 싶었는데
온라인에서 장보기를 하다 시간이 늦어져
너무 졸려 그냥 잤다
13만원 가까이 물건을 샀다

스킨 -   여러 종류들로 해서 6만원
빈이 유치원 친구 생일선물 팝잇으로 1만원
키친타올 6000원
팩우유 15000원
덴탈마스크50매  빈이 11000
내 덴탈마스크 50매 12500
휴대용 물티슈 + 애니가드 마스크 = 15000원

물건들을 잘 정리해 두어야  있는  물건을
또 사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종종 밤이 되면 몸과 마음이 지쳐
밑도 끝도 없이 한 일년 쯤
아무 계획없이 돈만 쓰며
제주에 내려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내려 갈 수 있다면
먹고 자고 쉬고 걷고  딱 그렇게 일년정도
살아보고 싶다
너무 한량같은가?
딸이 이제 일곱살이다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보살핌속에
아이는 잘 자라고 있다

자가용으로 유치원 등하원을 해주고 있고
얼마 후 부터는 아이가 원하는 미술이나, 피아노
학원도 보내 줄 생각이다
남편은 딸을 위해 품질 좋은 인라인을 구입해
이따금씩 공원에 데려가 연습을 시켜준다
친정엄마는 딸을 나보다 더 많이 돌봐주고 있고
내 동생은 한번씩 조카를 데리고 에버랜드를
다녀온다
시누들은 계절마다 딸이 입을 어여쁜 옷들을
새로 구입해 선물해 준다
아이의 옷 장에는 이모, 고모, 할머니가 사준
새 옷들이 가득하다
올 여름에 내가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아이에게 값이 저렴한 여름 티셔츠를
몇벌 구입해 입혔더니 둘째 동생이 안 예쁘다며
옷 여러벌을 사서 놓고 가기도 했다

내가 자원봉사 가는  시골 초등학교에  늘 낡은
옷을 입는 우리 딸과 키가 비슷한  아이를 보면
딸의 옷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십대, 이십대 시절 중에 몹시 가난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고3때 밤 11시에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얼마간의 비용을 내고
학생 봉고차를 타고 귀가 했지만
고생하는 엄마에게 학생봉고차 이용료를 달라고
말하기 죄송해 시내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인적드문 길을
걸어 집으로 귀가했다

이십대 초반에는
아르바이트를 안하면 당장 차비도 없어
쉴 새 없이 일을 구하고 또 구하며
어린이집 보조, 페인트가게 오픈 및 청소,  전단지 배포,
식당 주말 알바, 콜센타 등등
그나마 제일 고급진 알바가 다니던 대학에서
근로 신청했던 것이 되어 학교에서 한학기 동안
일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부모라고 해서 자식을 그렇게
가난  속에서 키우고 싶을까  
자영업으로  돈을 잘 벌때도  있었지만  관리능력이
부족했던 부모를 지금까지도 원망할 때가 있다

예를들어 우리 엄마는 생활비가 부족해도
여름휴가는 꼭 가야하는 사람이다

얼마전 여름 휴가때 아버지가 발을 헛딛어 발목을
다쳐 입원해 수술치료를 하고
지금도 걸음이 좀 불편하신 상태다
엄마도 4월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두달 가까이 재활치료를 받으셨다
여유돈이 없던 나를 대신해 천만원이 넘는 돈을
동생들이 모아
엄마 치아 임플란트 시술비와 인공관절 수술  및
재활치료비를 내드렸다

그리고 이번주에 우리 부모님은 2박3일간
친구분들과 울릉도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불편한 다리  상태에도 여행을 가겠다는
아버지를 보며 웃픈 마음이 들었다
젊은 시절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하셨던걸
지금도 영광으로 생각하고 계신데
삼촌에게 보증을 서 주면서 일이 잘못되어
불명예 퇴직을 하셨다
집과 약간 거리가 떨어진 대형마트에서
청소일을 하다 우연히 들른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마나 당황해 하시던지

쓰다 보니 이말 저말 말이 많아졌다
나는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돈을 계획적으로 저축하고 소비해야 겠다
결심했다

엄마는 지금도 돈이 없으면  집안의 사소한
물건들도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하고
돈이 생기면 언제나 지인들과 식사 약속이
잡혀 있고 여행도 다니신다
그런 엄마를 보며 나는 내 분수를 지키겠다
다짐했다

이사 준비를 하며
딸을 위해 거실책장을 알아보고 있다

살림을 꾸려가며
커피든 세제든  떨어져 가면 주문하고
계절에 맞는  옷이 필요하면 구입하고
집안에 경조사가 생기면 내 수준에 맞춰
봉투를 준비한다
이러한 일상적이고 평범한 하루 하루 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엄마는 아실까?

돈을 못 버는 집도 아니었지만
우리는 늘 쪼들렸다
그 쪼들림이 오랫동안 나를 억눌러 왔던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엄마가 생각없이 소비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

이제 베란다 청소를 하고 씻고  
일이 있어  외출을  다녀올 것이다
아점으로  남편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줘
같이 먹었고 남편은 자동차 수리를 맡기기 위해
먼저 나갔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이제는 밤이면 가디건이 필요하다
전기장판을 틀고 누우면 잠들 것 같다
동생은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12월 초에
이사를 하라고 하는데
나는 자꾸만 꾀가 난다
12월 초에 이사를  하려면
지금부터 차근 차근 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적고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자
그게 좋을 것 같다
내 생각에도 어차피 할 이사
미루지 않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하려 하기 보다
한가지씩 차분히 해 나가는 것이
나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

육아와  살림
지금하고 있는 일
나에게 쉬운 여정은 아니다
지치고 피로하고 자주 쉬고 싶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인정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차분하고 겸손하게
힘이들면 쉬면서 천천히 하나씩 해 나가도
충분하다

주님!
매 순간 함께하며
응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